

2021년 8월 29일 일요일 낮 12시 40분
1년이 채 안 된 지금도 그날의 모든 기억이 마음속에 선명하다.
'살면서 가장 ~한 일'이라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할 정도로 인생의 굴곡이 많지 않았던 내게,
'살면서 가장'이라는 수식어를 최소 3관왕은 달성할 만큼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던 '결혼'.
여느 신랑·신부가 그러하듯 우리 부부 역시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정보화시대를 살아가는 덕에 랜선 슨배님들의 꿀팁으로 정말 많은 은혜를 받았다.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정보를 제치고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경험'.
나와 같은 일을 미리 겪은 사람의 후기만큼 든든하고 신뢰가 가는 것도 없지.
(차차 풀겠지만, 우리는 플래너님을 잘 만나서 이 부분도 크게 한몫했다. 실장님 알러뷰♥)
해서 내가 얻은 인사이트를 다른 분들과 나누어보고자 블로그를 오픈하였다.
평소 글을 멀리하고 사진도 거의 남겨두지 않아 글재간도 자료도 다소 부족하겠지만,
꼭 공익 목적이 아니라도 우리 부부의 기록 용도가 될 수 있게 차곡차곡 포스팅해보려 한다.
결혼식 준비과정부터 현재진행형인 신혼생활까지, '우리'의 기록이 많은 분께 도움이 되기를!

3년 7개월 27일
사내 커플로 시작한 우리 부부의 연애 기간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2022년 혼인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에 결혼한 부부 기준,
첫 만남부터 결혼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4개월이라고 한다.
물론 듀오 회원 기준으로 조사한 통계자료기 때문에 모든 부부의 케이스는 아니지만,
카더라통신에서도 결혼 전 연애 기간으로 1~2년 정도가 많다고 하니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사실 근 4년이면 연애 기간으로 그리 긴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검색해보고 조금 놀랐다.
우리는 연상연하 커플이라 결혼 당시 신랑은 20대 후반, 나는 30대 중반이었다.
둘 다 마냥 어린 나이가 아니다 보니 연애 6개월 차쯤부터 결혼에 대한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지'하는 확신이 드는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화와 생활을 통해서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결혼을 전제로 한 사이로 바뀌었던 것 같다.
결혼 얘기는 꽤 일찍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연애 기간이 제법 길었던 데에는 '동거'가 한몫하였다.
첫 만남 때부터 각자 자취 중이었기에 연애 초부터 서로의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한쪽 집에 있을 때마다 다른 집은 늘 비어있다 보니 점점 월세와 각종 공과금이 아깝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운명처럼 눈에 띈 신축 아파트를 보고 충동적으로 계약하면서 정식 동거를 시작하였다.
(TMI라 한 줄 요약했는데 당시 주변에 큰 충격을 주었던 P(MBTI) 부부의 패기 쩌는 사건이었다)
이미 신혼부부와 다름없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익숙함에 젖어 결혼에 대한 생각이 옅어질 때쯤,
연이어 열린 친구들의 결혼식에 함께 참석하면서 본격적으로 결혼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던 것 같다.
우리 부부의 경우 처음에는 '결혼식'을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결혼에 대한 얘기가 오가던 2020년 당시, 코로나에 대한 경각심이 점점 심해지기도 했고,
우리의 집과 직장은 서울이었지만, 양쪽 본가는 각각 반대 방향으로 세상 먼 지방이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식을 올려도 하객이 적을 게 분명했고, 둘 다 결혼식에 대한 욕심도 없는 편이었다.
오히려 그 돈으로 가족들과 좋은 곳에서 식사하고, 신혼여행이나 원 없이 다녀오자는 의견이었는데...
결혼은 둘만의 일이 아니었기에 가족들의 의견과 지인들의 조언을 들으며 계획이 바뀌었다.
가장 크게 마음을 움직인 요인은 외동딸의 노웨딩 선언에 돈 때문이냐며 걱정하는 엄마의 반응이었다.
아무리 우리가 괜찮다고 해도, 소중한 가족들의 마음에는 평생 아쉬움과 괜한 죄책감을 남길 것 같았다.
물론 최종 결정에는 우리 부부의 의중을 1순위로 두었고, 긴 대화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마침 코로나가 더욱 심해지면서 집합 제한도 엄격해져서 차라리 하객이 적은 게 다행이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코로나 시국에 결혼식을 올리며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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